恭惠公(공혜공) 墓碣銘(묘갈명)
공손히 생각컨대 우리 태조대왕이 ①성작(聖作)하시니 ②물도(物覩)하고, 정종(定宗)과 태종(太宗)이 밝은 덕(德)을 계승하시니 ③발모휘정(拔茅彙征)하고 ④동인협공(同寅協恭)하여 ⑤홍유(鴻猷)를 돕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이루 다 꼽을 수 없으니 공혜공 임정(恭惠公 林整)이 그 가운데 하나다.
공은 세 조정을 거쳐 섬기면서 내외(內外)에 출입했으니 그 위대한 공적(功績)이 ⑥교서(敎書)에 밝게 실려있는 것이 하나 둘에 그치지 않았다.『 경(卿)은 타고난 기질이 ⑦삼엄(森嚴)하고 세운 뜻이 굳세어 너그럽되 규제함이 있고 조화(調和)를 이루되 휩쓸리지 않으니 사람들이 모두 그 위엄과 덕에 복종하다』했고『 경은 공평하고 철렴하며 굳세며 정직하며 ⑧한변(閑辨)하고 ⑨통민(通敏)한 문무(文武)를 겸비한 인재니 대임(大任)을 담당할수 있다』했고 『 경은 처신(處身)하기를 검소하게 하고 임사(任事)엔 부지런함으로 하며 안으로는 임금의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뜻을 축적하고 밖으로는 백성들을 다스릴 수 있는 재능을 드러냈다』했고 『 ⑩반착(盤錯)을 통제하는 자는 반드시 예리한 도구의 도움을 받고 일과 공을 이루는 자는 반드시 현명한 재능을 따라야 한다 하고 이에 ⑪정신(廷臣)을 찾아가 경에게 삼도(三道) 수륙(水陸)의 책임을 맡긴다』했다.
위대하도다! 왕의 말씀이여!만일 공의 뛰어난 재능과 공적이 아니라면 어떻게 여러 성군(聖君)들이 포상(褒賞)하고 가상(嘉尙)하게 여기는 은전(恩典)이 이처럼 중대하겠는가? 오백년이 지난 뒤 ⑫이손(耳孫) 재현(載絃)과 병기(炳璣)가 선대의 덕이 ⑬겁회(劫灰)에 묻혀버릴까 크게 두려워하여 직현(稷鉉). 인석(寅錫). 순창(淳昶). 홍식(洪植)등 여러 일가들과 의논하여 ⑭석의(石儀)를 새롭게 하고 ⑮현각(顯刻)을 꾀할 때 나에게 명(銘)을 요청했다.
내가 가만히 생각컨대 공이 생존했던 연대가 오래고 멀어 말로써 형용할 수 있는 사모함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내외 직책을 두루 지낸 크고 큰 재덕(才德)은 ⑯정려(鼎呂) 같은 ⑰성언(聖言)에 다했고 자질구레한 행동과 절차는 비록 쓰지 않을지라도 또한 비슷한 것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안으로는 예조판서. 공조판서로서 가정(嘉靖)에 오르고 중추원부사를 지낸 것이 세 번이요. 동지 의정부사. 의흥삼군부총제 겸 의정부사. 승추부좌우군총제를 지낸 것이 네 번이요. 중군총제 두 번이요. 참지의정부사. 판예빈시사를 거쳐 자헌(資憲)에 오르고 판공안부사를 거쳐 정헌(正憲)에 오르고 형조판서를 지낸 것이 두 번이다. 밖으로는 안무영전사. 의주목사. 경사도진무.강계도병마사, 서북면도순문찰리사. 동북면도순문찰리사 네 번이요. 경상도도간찰출척사. 한성부윤. 풍해도도관찰출척사. 충청전라경상도의 체찰사 네 번이요. 겸 수곤도절제사 두 번이요. 길주도안무찰리사. 충청전라도의 병마도절제사. 영흥부윤을 지냈다.
또한 예조판서로서 ⑱정조하사(正朝賀使)를 겸하여 ⑲조경(朝京)하니 곧 경인년(庚寅年 : 서기 一四一o)이다. 명제(明帝)가 특별히 가상(嘉尙)하게 여겨 말 一필을 상으로 내렸고 다음해에 돌아왔다. 계사년(癸巳年 : 서기一四一三) 四월 二十八일에 도순문찰리사 겸병마절제사 평양부윤으로 현직(現職)에서 별세하니 상(上)이 공혜(恭惠)란 시호를 내렸다. 용인(龍仁) 이동면(二東面) 묘봉(卯峰) 묘좌(卯坐)의 언덕에 장사지냈다. 성종(成宗)때 청백리(淸白吏)에 선발하고 사방의 산을 사패(賜牌)로 하사했다.
아! 위대하도다! 공의 조상은 평택(平澤)사람이다. 비조(裨助)는 당(唐)의 한림학사 팔급(八及)이 참소당하여 동쪽으로 와서 신라에 벼슬하여 이부상서가 되었고 공훈(功勳)으로 평성백(坪城伯)에 봉해지니 시호는 충절(忠節)이다. 증조는 세자전객령 세춘(世春)이요. 조는 예의판서 보문각대제학 재(梓)요. 고는 사복시윤 태순(台順)이요. 비는 판도시랑 원주(原州) 원업(原業)의 딸이다. 공의 부인은 정부인 청주한씨니 판서 광한(光漢)의 딸이요. 묘는 공의 무덤 왼쪽에 합장했다. 三명의 아들은 인산(仁山)은 병조참판이요. 명산(命山)은 이조판서요. 갑산(甲山)은 좌승지이다. 딸은 이백관(李伯寬)과 결혼했다. 인산(仁山)의 아들은 득정(得禎)이니 병마절제사요. 득로(得老)는 좌승지요. 득장(得長)은 목사다. 명산(命山)의 아들 수창(壽昌)은 병조참판이요. 수장(壽長)은 좌승지요. 수연(壽延)은 현령이다. 갑산(甲山)의 아들은 계(啓)니 군수다.
아!뿌리가 견고함에 잎이 무성하고, 샘의 근원이 깊음에 흐름이 길다는 것은 이치가 진실로 그러함이다. 세 조정의 교서(敎書)를 보건대 공의 재덕(才德)과 훈업(勳業)이 그 근원이 되었다. 아들이 있고 손자가 있어 이미 저처럼 조상을 계승했고. 四세손 동중추 천손(天孫)에 이르러 호가(扈駕)의 원훈(原勳)에 이르렀으며. 八세손 지평 형업(亨業)에 이르러 충효로 정려(旌閭)를 받게 되었으며, 충민공(忠愍公) 경업(慶業)에 이르러 위대한 충절(忠節)이 해와 달처럼 빛나니 모두 공에게 영광이 된다. 내 특별히 이어 써서 남의 신하와 아들된 사람으로 하여금 권장케 하노라. 명(銘)에 이르기를,
근원이 먼 임씨 평성백 묘예(苗裔)요
신라 지나 고려에 이르러 대대로 잠영(簪纓)이네
공은 우리 조정에서 문무 겸비한 인재요
왕의 고굉(股肱)되어 안과 밖으로 분주하네
정치있고 일 있음에 정성과 근면으로 대처하고
형세 파죽(破竹)같고 반근(盤根)에 날카롭네
청렴하고 공평하여 임금 바르게 하고, 백성 편안케 하니
왕이 이르기를 유재(愈哉)라 내 능력있는 신하 두었노라
세 조정 아름다움 포상은 옥륜(玉綸)에 밝고 밝으며
왕명 받들어 조경(朝京)하니 황제 또한 특별한 은혜 베풀었네
증시(贈諡)하고 사패(賜牌)하니 역사에 청백(淸白)전하네
후손 더욱 빛나 충신과 효자 나라에 이름 떨치니
명(銘)으로 밝게 드러내니 만대까지 없어지지 않으리
성기운(成기運) 짓다
『註』
① 성작 : 성인(聖人)이 일어남. 성인은 왕을 뜻하니 왕이 등극함을
말함.
② 물도 : 만물(萬物)이 봄. 물(物)은 사람이란 뜻이니 곧 만민(萬民)이 우러러 봄을 뜻함.
③발모휘정 : 역(易) 태괘(泰卦)의 초구(初九)에 『띠(茅)의 뿌리(茹)를 뽑음이니 무리(?)로써 하면 감(征)이 길(吉)하다』했으니 곧 현인(賢人)이 함께 나가 유유상종(類類相從)함을 말함.
④동인협공 :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로 군신(君臣)은 마땅히 인외(寅畏 : 공경하고 두려워함)를 같이 하고 공경(恭敬 : 공손하고 조심함)을 함께해야 함을 말함.
⑤ 홍유 : 큰 계획, 홍도(鴻圖), 홍도(洪圖)
⑥ 교서 : 이금이 일반 백성에게 행해야 할 것을 적은 명령서.
⑦ 삼엄 : 질서가 바로서고 무서우리 만큼 엄숙함.
⑧ 한변 : 여유롭게 변별함.
⑨ 통민 : 재식(才識)이 민첩(敏捷)함.
⑩ 반착 : 반근착절(盤根錯節 : 구부러진 나무 뿌리와 얽히고 설킨 나무 마디니 사물이 복잡하여 처리하기 어려움을 말함)
⑪ 정신 : 조정의 신하.
⑫ 이손 : 현손(玄孫)의 아들. 혹은 현손의 증손인 자신의 八대손을 말하기도 함.
⑬ 겁회 : 세계가 괴멸(壞滅)될 때 일어난 큰 화재로 세계가 타버린 재. 곧 괴멸. 멸망 등을 말함.
⑭ 석의 : 돌로 만든 의장(儀仗). 곧 석물(石物)을 말함.
⑮ 현각 : 드러나게 새김.
⑯ 정려 : 구정대려(九鼎大呂). 구정은 하(夏)의 우왕(禹王)이 주조(鑄造)한 것이요, 대려(大呂)는 주(周)의 종묘(宗廟)에 있는 대종(大鐘)이니 모두 귀중한 보기(寶器)임.
⑰ 성언 : 성인(聖人 : 임금)의 말씀.
⑱ 정조하사 : 정조사(正祖使). 조선시대에 새해를 맞이하여 중국으로 보내던 사신들을 통틀어 일컬음.
⑲ 조경 : 조선의 사신이 명(明)의 서울에 들어가 조회(朝會)함.
⑳ 사패 : 나라에서 내려 줌. 곧 궁가(宮家)나 공신(功臣)에게 나라에서 산림. 토지. 노비 등을 내려 줌을 말함.
비조 : 시조(始祖), 처음으로 사업을 일으킨 사람.
호가 : 임금의 거가(車駕)를 호위하여 좇음.
원훈 : 원종공신(願從功臣)으로 추정됨. 원종공신은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의 안정에 공훈이 있는 정공신(正功臣)외에 수종유로자(隨從有勞者)에게 주던 칭호, 또는 그 칭호를 받은 사람.
경업 : 조선조 十六대 인조 때의 명장, 자는 영백(英伯), 호는 고송(孤松), 시호는 충민(忠愍).
묘예 : 자손.
잠영 : 비녀와 갓끈, 이는 고관(高官)이 사용하는 물건으로 고관을 뜻하기도 함.
고굉 : 다리와 팔, 곧 임금의 손과 팔이 되어서 일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신하.
파죽 : 파죽지세(破竹之勢), 세력이 강하여 막을 수 없는 모양, 또는 그 세력.
반근 : 주 ⑩ 반착(盤錯)과 같음.
유재 : 그렇다고 함. 응락(應諾)하는 말. 곧 임금이 신하의 말을 옳다고 인정함을 말함.
옥음 : 윤음(綸音:임금이 신하나 백성에게 내리는 말. 오늘날의 법령과 같은 위력을 갖고 있었음)
증시 : 시호(諡號)를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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