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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소이(大同小異)-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

임홍규 2016. 12. 8. 10:02




대동소이(大同小異) - 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

[큰 대(大-0) 한가지 동(口-3) 작을 소(小-0) 다를 이(田-6)]

정도가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서로 잘났네, 못났네 하고 다툴 때 '도토리 키 재기'라 한다. 실력이 어금버금하여 쉽게 승부가 가려지지 않는 양자를 나타낼 때 '막둥이 씨름하듯'이란 속담을 쓴다. 童角抵戱(동각저희), 莫童角抵戲(막동각저희)란 한역성어도 있다. 또 앞서 나왔던 難兄難弟(난형난제)는 사람이나 사물이 비슷하여 낫고 못함을 정하기 어려울 때를 이른다. 크게 보아 같고(大同) 세세한 부분에는 차이가 난다(小異)는 쉬운 글자로 이뤄지고 또 누구나 알고 있는 이 말에도 고사가 따른다는 것은 뜻밖일 것이다. 하지만 어엿이 '莊子(장자)'에서 비롯된 깊은 뜻을 가진 말이라 더 놀랍다.

장자는 墨家(묵가)와 法家(법가) 등의 사상을 비판한 뒤에 도가사상을 펼친다. 뒷부분 친구인 惠施(혜시)의 말이 인용되고 있는 곳에 이 말이 등장한다. 워낙 종횡무진의 비유로 나오지만 雜篇(잡편)의 마지막인 天下(천하)편에 실린 내용을 보자. '하늘은 땅과 더불어 낮고, 산은 못과 같이 평평하다. 해는 장차 중천에 뜨지만 바야흐로 기울고, 만물은 장차 태어나지만 또한 마침내 죽는다. 크게 보면 같다가도 작게 보면 다르니 이것을 소동이라 하고, 만물은 모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니 이것을 대동이라 한다(天與地卑 山與澤平 日方中方睨 物方生方死 大同而與小同異 此之謂小同異 萬物畢同畢異 此之謂大同異/ 천여지비 산여택평 일방중방예 물방생방사 대동이여소동이 차지위소동이 만물필동필이 차지위대동이).' 睨는 흘겨볼 예, 해기울어진다는 뜻도 있다. 결국 같고 다름이란 상대적 관점에서 보이는 차이가 아니라, 큰 틀에서 보면 같지만 작은 틀에서 보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뜻이 오늘날에는 차이가 없이 거의 비슷하다든지, 그게 그것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