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歲拜)의 유래
세배(歲拜)의 유래
정초(正初)라고 함은 정월의 시초라는 말로써 통상적으로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를 의미한다.
곳에 따라서 섣달 그믐날 묵은세배라고 해서
매년 섣달 그믐께가 되면 좀 더 열심히 살지 못한 아쉬운 마음으로 세배를 다니기도 했다.
웃어른들이 계시는 집을 찾아다니며
‘과세(過歲) 안녕하십시오’라고 큰절을 했던 것은 묵은해를 잘 보내고 새해에는 더욱 평안하게 지내시라는
뜻이 담겨 있다.
묵은세배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음해 설이 되면 또 새해 세배를 해야 했다.
섣달 그믐날 밤에는 쌀을 이는 조리를
새로 마련해 복조리라고 하면서 붉은 실을 꿰매어 돈 몇 닢 넣어 부엌에 걸어두는 풍습도 있었다.
여기에는 한 해 동안 많은 쌀을 일 수 있을 만큼 풍년이 들라는 바람이 깃들어져 있다.
설날 새벽 동이 트기 전에는 먼저 돌아가신 조상들에게 드리는 설 인사와 같은 것으로 음식을 차려놓고
절사(節祀)를 지냈다.
절사(節祀)는 윗사람을 존경하던 풍습의 연장으로서
집안의 자손과 번영이 조상을 어떻게 모시고 위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한 조상 숭배 관념에서 나온 행사였다.
세배의 풍습은 우리 민족의 조상을 섬기고 윗사람을 존경하고 예의를 귀중히 여기는 데서 생겨난 풍습이다.
우선 집안의 윗사람 순서로 차례차례 큰절로 세배를 드렸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절을 하면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예의에 벗어나는 말이다.
덕담은 웃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말이지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드리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절을 하고 나서 어른이 앉으라고 할 때까지 잠시 서서 예의를 표시하는 것이 바른 자세이다.
어른이 자리에 앉기를 권하면 공손히 두 손 모아 무릎 꿇고
앉아 어른으로부터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듣고
어른이 묻는 말이 있으면 또박또박 대답하는 것이 바람직한 예의의 표시인 것이다.
일어서 나올 때는 다시 공손히 반절을 하면서
올해는 더욱 건강하시라든가 만수무강하시라고 말씀을 드린 후에 그 집을 나서야 했다.
가족 간에 세배를 할 때에는 남자는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동(東)에서 서(西)로,
여자는 할머니를 중심으로 서에서 동으로 한다.
부부간에는 서로 동시에 격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맞절을 한다.
이렇게 가족 세배가 시작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먼저 상석인 북쪽 자리에 앉고 자손들이 큰절로 겹절하며, 즉 남자는 두 번 절하고 여자는 네 번 절을 한다.
형제들과 그 배우자 간에는 평절로 맞절을 하고,
남자 세배는 나이와 항렬을 따져서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항렬이 낮은 사람이 항렬이 높은 사람에게 절을 하였다.
만약 나이가 어린 항렬 높은 사람이 항렬 낮고 나이 많은 사람에게 세배를 할 경우 항렬 낮은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절을 받지 않고 반드시 맞절을 했다.
항렬이 낮고 나이도 어린 사람이 세배를 할 때는
나이 많고 항렬 높은 사람이 받을 때는 앉은 채로 절을 받고 답례는 하지 않았다.
세배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효친사상(孝親思想)이자
웃어른을 알아보고 마을을 다스리는 질서이며 법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