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의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싶으시다고
외할머니가 보고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로만 알았던 나
한 밤중 자다 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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