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객령공계 대종회/자유게시판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임홍규 2018. 4. 15. 09:22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의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싶으시다고
          외할머니가 보고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로만 알았던 나

          한 밤중 자다 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