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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임홍규 2017. 7. 14. 17:45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집 가(宀/7) 화할 화(口/5) 일만 만(艹/9) 일 사(丨/7) 이룰 성(戈/3)]

집집마다 좋은 글귀를 받아 가훈이나 좌우명처럼 사용되던 빈도 1위가 아마 이 성어가 아닌가 한다. 뜻도 아주 쉬워 글자대로 가정이 화목(家和)하다면 만사를 마음먹은 대로 성취할 수 있다(萬事成)는 뜻이다.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인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이다. 하지만 이것이 순조롭지 않으면 가족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의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 결국 서로 반목하게 된다. 나아가 큰일을 하려는 사람은 모든 일이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정 화목을 강조한 선인들의 글은 수없이 많다. ‘몸을 닦고 집안을 안정시킨 뒤 나라를 다스리면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修身齊家治國平天下/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大學(대학)에 있고, ‘착한 일을 많이 행하면 경사가 따른다(積善之家 必有餘慶/ 적선지가 필유여경)’는 말은 易經(역경) 文言傳(문언전)에 나온다.

이보다 더 쉬운 집안을 화목하게 하라는 이 성어는 ‘明心寶鑑(명심보감)’에 실려 전한다. 잘 알려진 대로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秋適(추적)이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책이다. 처음 한자를 배우는 어린이가 千字文(천자문)을 뗀 후 童蒙先習(동몽선습)과 함께 기초과정의 교재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말씀을 제시하면서 시작하는 繼善篇(계선편)부터 19편이 실려 있는데 治家篇(치가편)에 실려 있는 내용을 보자.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 앞뒤에 있는 구절도 보자. ‘어리석은 자는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인은 남편을 공경한다(痴人畏婦 賢女敬夫/ 치인외부 현녀경부)’란 말이 姜太公(강태공)이 했다고 나온다. 또 ‘혼인하고 장가드는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길(婚娶而論財 夷虜之道也/ 혼취이논재 이로지도야)’이라고 隋(수)나라 王通(왕통, 584~617)이 꾸짖는 말을 소개한다.

가정이 핵가족으로 변하고, 사회도 다양화하여 각색의 사람이 살다보니 별의별 패륜의 범죄가 속출하지만 그 근본은 집안에서부터의 교육이 부실한 데서 왔다. 가정교육,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나야

앞날도 밝아진다는 말을 명심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