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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가을 풍광에 반하다

임홍규 2019. 10. 26. 08:26





  청남대 가을 풍광에 반하다

 

봄을 맞이한다는 영춘재(迎春齋)가 따스한 남쪽 청와대라며 청남대로 이름이 바꾸었단다. 국방걱정, 나라살림 걱정, 백성 걱정하느라 머리 아프고 몸 무거울 텐데, 하루 쯤 풍광 좋은 곳에서 쉬어감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런 대통령님들의 쉼터를 어찌 언감생심 서민들이 감히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인가. 청와대고 청남대고 간에 대통령들이 머물던 곳이라면, 백성들에게는 커다란 성벽, 아니 절벽처럼 여기고 살아 왔으니 말이다. 왕조시대 성 밖 사람들이 성중 사람들을 부러워하듯, 군왕들이 사는 동네에는 특허를 받지 않고서야 감히 어찌 들어갈 수가 있었겠는가. 허나 세월이 좋아 이제 누구든 둘러 볼 수 있는 곳이 되었으니 이 또한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골프장과 메타시퀘이아길, 왼쪽이 김영삼대통령길이고 오른쪽 단풍나무숲 길이 노무현대통령길이다.


청남대는 생각보다 넓다. 열 분의 역대 대통령을 모셨고 여섯 분의 대통령 길을 만들었는데, 코스마다 짧게는 20~30분 정도, 가장 긴 김대중 대통령 길은 한 시간이 넘는다. 잘 걷는 사람이 아니면 다 돌아보기에는 꽤나 힘들다. 간식까지 준비해서(구내에는 먹거리가 없다) 구경삼아 모두 돌아보자고 작정한다면 하루를 잡아야 한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가을이어야 하듯 청남대도 그러하다. 가을의 청남대는 유별나게 아름답다늦가을이면 단풍나무들이 화사하게 물들고 길가로 국화들이 치장을 하고 있어 가을 기분을 한껏 돋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간이 골프장 주변에 줄서 있는 메타시궤이아의 황갈색은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어느 길 하나 아름답지 않을까 만 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인기가 있는 길이라면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는 김영삼대통령길과 골프장을 따라 도는 노무현대통령길이라 생각된다.(사철 그러하겠지만 특히 가을엔 더 하다. 한마디로 환상의 가을 풍경이 연출된다) 그 다음으로는 대청호를 발아래 내려다보며 굽이굽이 돌아가는 전두환대통령길이 될 것 같다.



   김대중대통령길 정상에서 내려다 본 대청호 전경 (파노라마 촬영)


그리고 조금 힘들더라도 김대중대통령길을 걸어보는 것이 좋겠다. 산등을 타고 오르는 길이어서 시간에 쫓기 거나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힘에 겨울 수는 있겠지만, 정상에 서서 짙고 푸른 대청호와 발아래 청남대 전경을 내려다보면 힘쏟고 오른 노고에 보답을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낮은 산과 작은 산을 담그고 있는 거대한 호수는 청남대의 백미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산은 땀 흘려 정상에 오른 자 에게만 큰 감동을 되돌려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길들은 마음을 비우고 걸어야 한다. 대통령들의 공과나 인기나 호감 같은 거 잊고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것이 좋겠다. 어찌 되었거나 그분들 모두 백성들에 의해 선출되었고, 한때나마 나라를 위해 힘쓴 분들이지 않는가.

 

청남대는 아름답다. 낮은 산과 호젓한 숲과 푸른 물에 그림자를 담고 있는 나무들이 있어 더하다. 이 아름다움을 두고 모든 것들은 다 지나갔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삶의 정점에서 실팍한 열매를 남겨 두고 떠나가야 하듯, 또한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지나고 나면 모두 제행무상임을 가르쳐 주고 있는 듯했다.

 

: 청남대를 구경하려면 꼭 예약을 해야 한다. 자동차 주차장 때문이다. 예매를 하지 않았다면, 문의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문의 매표소에서 청남대까지는 13km, 사전 주차 예약을 하면 구내 주차장까지 진입할 수 있다.

 

                               2019. 10. 11. 4. 순천인  정 홍 택


    발 길 (jejumail.scman.kr)에 들어가가면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와 방방곡곡의 아름다운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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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가을 사진은 11월 중순 경의 청남대입니다. 

 

 

  이명박대통령은 아직 안 모셨다.


 

  대통령 기념관 내부



  청남대 본관 전경

 

   가을이면 국화잔치도 연다.

 




  청남대의 가을


  골프장을 따라 대청호반을 걷은 메타시퀘이아 길은 청남대 가을의 백미이다.

 



    전두환대통령길의 가을

   


   11월이면 청남대는 온통 추색으로 가득하다 

 


  김대중대통상이 서있는 초가정, 바로 뒤 산등을 타고 오르는 김대중의 길이 있다.


  대청호반의 석양

    

  4년 전에 찾았을 때의 여름 풍경

 

    


 

  양어장과 대통령 기념관